[데일리전남=최영민 기자] 무안군 행정에 대한 신뢰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민선 7기 출범 이후 7년. “정의롭고 투명한 행정”을 내세운 김산 군수 체제는 음주운전 전력, 청렴도 최하위, 수의계약 비리 의혹 등 잇따른 논란 속에서 군민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 최근 김 군수가 3선 도전을 시사하면서 지역 안팎에서는 “도덕성과 행정 책임을 외면한 무책임한 정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두 차례 음주운전, 공직자 자격 있나? 김산 군수는 음주운전으로 두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다.
•2006년: 음주운전 및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으로 벌금 800만 원
•2013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300만 원

공직자는 법과 원칙을 가장 앞장서 지켜야 할 위치에 있다. 특히 두 차례나 반복된 음주운전은 단순 실수로 치부할 수 없다. 이는 단지 개인의 도덕성 문제가 아니라, 공직사회의 품격과 신뢰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으로 이어진다. 그가 여전히 군수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많은 군민들이 허탈함을 드러내고 있다.

청렴도 ‘전남 최하’, 바닥 친 신뢰
국민권익위원회의 2024년 청렴도 평가에서 무안군은 종합 5등급, 전남 22개 시군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두 등급이나 하락한 수치다.

•청렴 체감도: 4등급
•청렴 노력도: 4등급
•종합 등급: 5등급

무안군은 청렴 교육, 자가 점검 등을 표면적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실질적 체감도는 바닥 수준이다. 내부고발 보호나 부패 차단 시스템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말뿐인 청렴”이라는 시민사회의 날선 비판은, 지역행정이 군민 신뢰와 얼마나 괴리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뇌물·수의계약 의혹, 녹취록까지 등장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산 군수는 특정 업체와의 수의계약 과정에서 8천만 원의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김 군수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관련 공무원 2명과 업체 관계자 2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수사 과정에서는 김 군수에게 계약 과정이 보고됐다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까지 공개됐다.

군민 35명이 직접 전남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하는 이례적인 장면은, 행정 시스템에 대한 군민들의 불신이 어떤 수준에 도달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청렴도 꼴찌인데 3선 출마?”…군민 분노 커져
이런 상황에서 김산 군수는 최근 차기 선거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청렴도 전국 최하위, 음주운전 전력, 수의계약 비위 논란 등으로 점철된 지난 7년의 행정을 돌아볼 때, 과연 그가 다시 군정을 책임질 자격이 있는지를 두고 지역사회는 묻고 있다.

정치적 생존을 위한 출마 선언이 아니라, 책임 있는 퇴진과 자성의 메시지를 보여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크다. “김 군수의 3선은 군민의 고통 3배”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무너진 행정의 책임, 끝내 묻힐 수 없다
공직자의 첫 번째 덕목은 청렴이고, 두 번째는 책임이다. 김산 군수 체제에서 무안군은 두 기준 모두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단순한 사과나 무혐의 주장으로 이 모든 문제를 덮을 수는 없다. 진정한 책임은 권한을 내려놓고, 결과를 받아들이는 데서 출발한다.

지금 무안군에 필요한 건 새로운 권력이 아니라 다시 쌓아 올릴 신뢰다. 군민은 더 이상 ‘겉치레 청렴’이나 ‘면피성 해명’에 속지 않는다. 김산 군수는 자신이 남길 정치적 유산이 무엇일지 되돌아봐야 한다. 그 출발은, 3선 도전이 아니라 군민 앞에 진심으로 사죄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