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전남=정철원 기자] 영광군의 대표적인 상권 중 하나인 고추특화시장 입구. 이곳에 설치된 회전교차로 중앙에 유채꽃이 활짝 피어 봄기운을 물씬 풍기고 있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 보면, 단순한 계절의 풍경으로 보기엔 관리 부재의 흔적이 뚜렷하다.

유채꽃과 잡초가 뒤섞인 회전교차로 중앙 화단. 안내 표지판 시야를 일부 가릴 정도로 식물이 자라고 있다.

화단은 잡초와 뒤섞인 채 제멋대로 자라나 있고, 일부 유채꽃은 안내 표지판을 가릴 정도로 키가 커진 상태다. 교차로는 차량의 회전을 유도하고 시야 확보를 전제로 설계되는데, 현재의 상태는 운전자의 시야 방해 및 안전 저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주민 A씨는 “유채꽃이 예쁘긴 한데, 교차로 중앙에 저렇게 키 큰 식물이 자라고 있는 건 좀 위험해 보인다며, “그냥 방치된 것 같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는 관리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이런 상태를 보면 그런 감시는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해당 회전교차로는 영광군청 지역개발과 도시재생팀이 관리하는 시설이다. 하지만 현장을 보면 정기적인 점검이나 조경 유지 관리가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영광 고추특화시장 입구 회전교차로 전경. 유채꽃이 군데군데 자라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정돈되지 않은 인상.

회전교차로는 교통사고 예방과 원활한 흐름을 위해 중앙부의 시야 확보와 낮은 식생 유지가 기본 원칙이다. 그러나 현재 상태는 시공 이후 사후 관리가 방치된 듯한 인상을 강하게 준다.

영광군은 2023년부터 도시미관 개선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시재생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처럼 일상적인 생활 공간의 유지·보수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도시재생이라는 이름의 행정 사업은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도시의 품격은 거창한 설계가 아니라 생활 속의 디테일 관리에서 비롯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화려한 계획보다 주민 눈높이에 맞춘 기본에 충실한 행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