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전남 = 최수연 기자] 12·3 비상계엄으로 인한 국가적 혼란과 국민 불안 속에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장들은 외유성 해외출장을 대거 다녀온 것으로 드러나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백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3 비상계엄 직후인 12월 16일 취임한 한국보육진흥원 조용남 원장은 올해 3월 5박 7일 일정으로 뉴질랜드(오클랜드), 호주(시드니)에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출장 목적은 ‘2025 영유아행복추진단 영유아 교육‧보육 정책 및 유보통합 우수사례 조사’였으며, 교육부 강민규 영유아정책국장 등 10명이 동행했다. 뉴질랜드 교육부 방문 등 총 6개 일정을 했고, 3월 22일에는 조용남 원장, 강민규 국장을 비롯해 10여명이 호주 한인 보육교사 1명을 2시간 만나는 일정뿐이고, 다음날 23일은 아무런 일정도 없어 사실상 취임을 축하하기 위한 외유성 해외출장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특히, 다른 공공기관장들은 6월 조기 대선를 앞둔 5월에 해외출장을 대거 다녀왔다. 윤석열 대선캠프에 참여했던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송하중 이사장은 미국에서 열리는 <투자자 자문회의 총회>에 다녀왔고, 한국장학재단 배병일 이사장도 일본의 상환지원 제도 발굴을 위해 일본을 방문했다. 한국고전번역원 김언종 원장도 중국 대학 문학원과의 역사학원 학술 교류 협약 체결을 위해 중국을 방문했고, 한국연구재단 홍원화 이사장도 국제행사 참석과 협력기관 간담회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다.

한국교직원공제회 정갑윤 이사장도 2월 ‘더케이호텔 부지 재개발 사업 관련 해외 유사 사례 벤치마킹’을 명목으로 싱가포르, 네델란드, 영국을 6박 9일 동안 연이어 방문했다.

뉴라이트 성향의 동북아역사재단 박지향 이사장도 해외를 가기 위해 만든 외유성 해외출장이 의심된다. 4월에는 국제학술회의 개회사와 영국 런던 내 도서관의 자료 소장과 이용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영국을, 5월에는 독도영유권 관련 정책 대응을 위해 일본 도쿄 시마네현(오키섬)을, 6월에는 한국사 유적지와 박물관을 답사하기 위해 중국을 연이어 방문했다.

일제 침략을 미화하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한 한국학중앙연구원 김낙년 원장도 6월 조기대선 직후 유럽한국학회 참석과 관계자 면담 등을 이유로 영국(6박 7일)과 헝가리(6박 8일)를 연이어 방문했다. 출장 보고서에는 학회 운영의 우수성과 일부 개선점(명찰 글씨 크기 등) 발견 성과 등을 강조했다.

백승아 의원은 “시민들은 12·3 불법 계엄과 내란을 극복하기 위해 광장에서 민주주의와 탄핵을 외쳤는데, 국가비상시기에 공공기관장들이 외유성 해외출장에 나선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백 의원은 “뉴라이트 출신 기관장을 비롯해 윤석열 정부의 부적격 기관장은 즉각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