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전남] “이 강을 기억해 주십시오. 이곳에서 나주의 미래가 시작됩니다.”

8일 저녁, 석양이 물든 영산강 위로 윤병태 나주시장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광활한 영산강정원 잔디광장엔 인파가 파도처럼 밀려들었고, 그 수만 15만 명.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호흡한 이 순간, 나주는 ‘대한민국 국가정원’의 꿈을 향한 위대한 도약을 알렸다.

윤병태 시장은 이날 개막식 기념사에서 “영산강 정원의 변화와 혁신은 멈추지 않는다”며 “정영선 조경가를 비롯한 시민·작가들과 함께 만든 영산강정원을 15만 평 규모 지방정원으로 지정받고, 궁극적으로 국가정원으로 도약시키겠다”고 선언했다.

개막 첫날 15만 인파가 운집한 축제 현장. 시민들의 환호가 가을밤을 가득 채웠다. /사진:나주시 제공

그의 말에는 ‘정원’이라는 단어 이상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정원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사람과 자연, 산업과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의 미래다.
윤 시장은 이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환경부 공모를 통해 확보한 예산으로 40만㎡(12만 평) 규모의 습지를 생태습지로 복원하고, 혁신도시와 정원을 잇는 광역도로·보행교(에코브리지)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영산강정원이 240만㎡(73만 평) 규모의 국내 최대 명품정원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시민과 관광객이 언제든 쉬어갈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관광명소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2025 나주영산강축제’는 단순한 축제가 아니다.
윤 시장이 제시한 ‘영산강 르네상스’의 청사진이, 시민의 참여와 감동 속에서 살아 숨 쉬는 현장이었다.

‘영산강의 새로운 이야기, 지금 다시 시작 시즌2’라는 슬로건처럼 농업과 꽃, 정원이 어우러진 이번 축제는 삶과 자연이 공존하는 도시 나주의 정체성을 완벽히 구현했다.

올해 처음 조성된 ‘영산강주제관’은 나주의 역사와 생태, 문화를 한눈에 보여주는 체험형 전시관으로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28만㎡(7만 평) 들섬 꽃단지에 펼쳐진 1억 송이 코스모스는 가을빛 물결처럼 일렁였고, 영산강을 가로지르는 횡단교와 징검다리, 연꽃데크길은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나주’를 완성시켰다.

나주의 역사 인물 ‘장화왕후’와 고려 태조 왕건의 서사를 재해석한 창작뮤지컬 ‘왕후, 장화’ 공연 장면. 화려한 의상과 웅장한 연출 속에 왕후와 왕건이 나주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사진:나주시 제공

개막식의 절정은 창작뮤지컬 ‘왕후, 장화’.
나주의 역사 인물 장화왕후와 고려 태조 왕건의 서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 공연은 한 편의 영화처럼, 한 권의 역사서처럼, 시민들의 마음을 적셨다.

15만 인파가 숨죽인 가운데, 배우들의 목소리가 영산강의 바람에 실려 퍼졌다.
“왕후의 고향, 나주가 다시 깨어납니다.”
그 순간, 축제장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라 나주의 역사와 자긍심이 되살아나는 성지가 되었다.

드론 라이트쇼 “나주영산강축제 환영합니다” 메시지가 밤하늘을 수놓았다. /사진:나주시 제공

뮤지컬이 끝나자, 밤하늘에 500여 대의 드론이 떠올라 ‘나주영산강축제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곧이어 쏟아진 불꽃은 “나주의 밤하늘이 세계로 열린다”는 상징처럼 빛났다.

송가인과 김용빈이 무대에 오르자 관객석은 거대한 파도처럼 출렁였다.
“나주, 사랑합니다!”
그 외침과 함께 시민들은 휴대폰 플래시를 켜 들고 함께 노래했다.
그 순간, 나주는 음악과 빛, 사람의 열정이 하나 되는 거대한 ‘정원’이었다.

송가인·김용빈의 축하공연으로 개막식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사진:나주시 제공

윤 시장은 “영산강정원은 나주의 심장이자 미래의 중심”이라며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고, 예술과 산업이 함께 자라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정원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덧붙였다.
“나주는 변방이 아닙니다. 나주는 중심입니다. 영산강 르네상스는 나주의 꿈이자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

이날의 축제는 단순한 행사로 끝나지 않았다.
윤병태 시장의 리더십과 나주의 비전이 하나로 엮인 ‘미래 선언의 무대’였다.
영산강 위에 울려 퍼진 그의 약속은,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새 이정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