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전남] 전라남도교육청이 실시한 영광교육지원청 종합감사에서 드러난 시설공사 행정은 충격 그 자체였다.
아이들의 교실과 복지공간을 책임져야 할 행정이 무너지고, 안전보다 편의를 앞세운 ‘탁상 행정’이 자리 잡으면서
학부모들로부터 “학교가 아니라 위험지대”라는 절규가 쏟아지고 있다.

이번 감사는 2025년 6월 9일부터 13일까지 5일간 진행됐으며,
김대중 교육감 취임 이후 약 3년간 추진된 행정·재정·시설 업무 전반을 대상으로 했다.
감사 결과, 영광교육지원청은 시설공사 관리의 모든 핵심 절차에서 기초 행정조차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공사관리관 임명 및 업무수행 기록부 작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공사관리관은 사업의 품질과 안전을 관리하는 ‘현장 책임자’이지만, 일부 공사에서는 임명조차 하지 않거나,
임명 이후에도 수행 기록을 남기지 않아 공사 진행 과정의 이력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 확인됐다.
이는 사업 관리가 아닌 ‘방임’ 수준의 행정 부실로, 공사 품질 검증이 불가능한 상태다.

또한 기성검사 입회확인서 미작성 등 검수 절차의 부실도 드러났다.
공정별 검증 없이 대금을 지급하거나, 감독자 확인 없이 공사를 승인하는 등
예산이 부적정하게 집행될 소지가 큰 관리 부재가 반복됐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하자검사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학교 건물의 균열, 배수관 누수, 전기설비 이상 등 주요 하자 여부를 점검해야 할 절차가
형식적으로 이뤄지거나 아예 생략된 것이다.
그 결과, 교실·복도·급식실 등 학생들이 생활하는 공간이 하자 방치 상태로 남았고,
이러한 행정 태만은 학생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명백한 직무유기로 지적됐다.

감사에서는 또한 상주감리용역 건축사보가 여러 현장에 중복 배치된 사례도 적발됐다.
한 감리 인력이 동시에 여러 공사를 관리하거나, 타 현장과 겸직하면서 실질적인 현장 관리가 이뤄질 수 없는 구조였다.
감리 제도가 무너진 현장은 곧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시공,그리고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위험 공간으로 전락했다.

이 같은 절차 파괴와 관리 부재로 인해 시설 관련 담당자 2명이 주의 처분을 받았고,
시설공사 집행 부적정으로 5명이 추가로 주의 처분을 받았다.
감사는 이와 함께 8,559,000원 회수 조치와 시정 명령을 내렸다.

결국 영광교육지원청은 시설공사 행정의 3대 축(공사관리관·하자검사·감리)을 모두 붕괴시켰다.
행정의 무능은 아이들의 교실을 위험지대로 만들었고,
예산 집행의 무책임은 국민 혈세를 허공에 날려버렸다.

학부모 K씨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가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며
“학생 안전보다 행정 편의가 우선인 교육청이 무슨 존재 이유가 있느냐”고 분노를 터뜨렸다.

퇴직 교육공무원 J씨 또한 “시설공사 관리 부실은 단순 행정 착오가 아니라 학생 생명권 침해 수준의 중대 사안”이라며
“공사관리관 임명 의무화, 하자검사 실명제, 감리 중복 방지 시스템 등 제도적 혁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감사 결과는 영광교육지원청이 더 이상 변명으로 시간을 끌 수 없다는 경고다.
공사 한 건, 검사 한 절차, 결재 한 번이 아이들의 생명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잊은 행정은
‘지원청’이 아니라 ‘방치청’일 뿐이다.

교육청은 지금 당장 책임자 문책과 구조 개혁,
그리고 현장 중심의 실질적 관리 체계 복원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는 기관’이라는 말은
영광교육지원청에 더 이상 어울리지 않을 것이다.